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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문학

[서평/23-5] 멋진 신세계

by 독서왕뼝아리 2023. 1. 8.

독서기간_2022년 12월 말 ~ 2023년 1월 2일
저자_올더스 헉슬리
출간일_1932년



산모가 사라지고 인공 배양으로 알파, 베타, 감마, 엡실론 계급이 결정되어 태어나는 멋진 신세계. 그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세뇌를 받으며 자란다.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해서 일합니다. 우리는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엡실론들까지도 쓸모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해서 일합니다. 우리는 누구 하나라도 없으면 (...)" 그들은 소마(Soma)라는 마약을 진정제로 사용한다. (작품을 읽으면 꽤 자주 소마를 사용한다. 대략 2시간? 4시간? 정도 깊은 수면에 빠져든다.)

제목이 멋진신세계인 이유

지금도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주민의 세계가 존재하듯 '멋진신세계'에도 '야만인'이 존재한다. 모성생식의 전래가 지속되고 있는 야만인 보호 구역으로 여행을 갔던 베타 문명인인 린다가 낙오되어 그곳에서 존을 낳았다. 레니나와 버나드는 존과 린다를 문명 세계로 데려오게 된다. 야만인과 문명인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그런 존에게 린다는 '셰익스피어 전집'으로 문명 언어를 학습하게 했다. 작품의 제목과 작 중 존이 셰익스피어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그런 이유다.
존과 린다는 그저 문명인에게 연구 대상이었다. 린다는 소마 중독으로 사망하고, 존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문명 세계 간 괴리를 좁히지 못해 결국 황무지로 도망치게 된다.

"하지만 난 불편한 편이 더 좋아요."
"우린 그렇지 않아요." 통제관이 말했다. "우린 편안하게 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야만인이 도전적으로 말했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겠어요."
"늙고 추악해지고 성 불능이 되는 권리와 매독과 암에 시달리는 권리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고생하는 권리와 이 투성이가 되는 권리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아갈 권리와 장티푸스를 앓을 권리와 온갖 종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할 권리는 물론이겠고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요구합니다."
마침내 야만인이 말했다.
무스타파 몬드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좋을 대로 해요."
그가 말했다.

-한 챕터에 걸쳐 논쟁을 벌인 존과 무스타파 몬드의 대화의 마지막 부분





1932년 출간된 책이라기엔 당시 기술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일텐데 이런 작품을 남길 수 있었을까 놀라웠다. 그런데 너무 발생할 수 있을 듯한 내용들이라 무서웠다. 전문적인 생물학 지식과 체외 수정, 유전자 조작, 젊은 피 주입으로 노화 방지, 고공상승하는 헬리콥터 등등... 최근에 쓰였다 해도 믿을정도로 허무맹랑하지 않고 촌스럽지 않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 작가에 대한 소개로 알게 되었는데 작가는 유명한 생물학자 집안의 아들이라고 한다.)

철저한 계급 사회에서 젊음을 평생 유지한다. 계급이 결정되면 발육 정도도 달라진다. 최하 계급인 엡실론은 빠르게 성장하고(성장에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키가 작고 힘이 세다든지... 어렸을 때부터 당한 세뇌로 반란은 생각치도 못한다. 작품의 시대는 600년 뒤라고 하지만 200년도 안 돼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처럼 다가왔다. 지금도 윤리적인 문제로 인공배양이 금지되는데(가능한지는 모름. 가능할 거라 예상함) '윤리성'이 인정되고 나면 소설이 아니라 현실 아닐까?


세계 3대 디스토피아 문학으로 <멋진신세계>, <1984>, <우리들>을 꼽는다. 특히 <멋진신세계>와 <1984>는 인류가 책을 읽으려 하는가와 책을 읽지 않으려 하는가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멋진신세계>는 책을 읽지 않는다 쪽이다. 작품의 문명인들은 오직 '포드 님'만을 섬기고 공유, 균등, 안정 (Community, Identity, Stability) 슬로건 하에 살아간다. 슬로건에 모순되게도 철저하게 분리된 계급 사회이지만 부정함을 느끼지 못한다. 오로지 존을 제외하면 반란할 생각조차 없다.(물론 존도 반란을 도모하지 않았다) 그들만의 유토피아인 셈이다. 마치 북한을 보는 기분이었다.

다 읽고 <1984>를 읽어 보고 싶어졌다. 조지 오웰의 책을 읽는 디스토피아는 어떨까? 무엇때문에 디스토피아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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