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간_2022년 12월 28일 ~ 2023년 1월 4일
저자_이기주
출간일_2016년 8월 19일
추운 겨울 바람을 뚫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겉표지가 보라색인 책이 며칠 전부터 눈에 밟혔다. '언어의 온도... 유명한 책?!' 하고 집어들었다. 자리에 앉아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서문 한 장을 읽자마자 추웠던 몸과 마음이 녹아내렸다.
가끔 언어의 어원을 예시로 단어 뜻을 설명하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말에는 상대방을 향한 온도가 담겨있다. 내 안에 비어있는 감성을 채워주는 책이었다.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구나 읽으며 신기했다. 나와 정반대에 서 있는 사람이 되어 보는 시간이었다. 창작이란 이런것인가 하나의 인사이트를 얻는다.
가능성. 나에겐 Probability 라는 확률이란 의미로 더 익숙하다. 가능성의 사전적 뜻은 (1. 앞으로 실현될 수 있는 성질이나 정도 2.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질이나 정도) 이다. 다른 관점에서 서술한 게 신기했다.
사람 보는 '눈'이란 건 상대의 단점을 들추는 능력이 아니라 장점을 발견하는 능력이라는 것과, 가능성이란 단어가 종종 믿음의 동의어로 쓰인다는 것을.
언총(言塚) 즉 말 무덤에 관한 설화가 나온다. 마을 사람들이 언총에 말을 묻었을 때 더 화목하게 지냈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문단인데 읽으며 다시 한 번 언행을 반듯이 잡아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수는 가슴을 뚫는다. 비수가 뽑힐지언정 비수가 꽂힌 흉터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실천하지 못하는 나를 개탄한다.
그리고 종종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물어본다. 말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건 아닌지...
하지만
마냥 괜찮지만은 않았다.
엿들은 얘기를 인용한다는 둥
온갖 미사어구를 끌어들여 사랑만이 절대적이라는 둥
몇 년 전부터 유행한 감성 에세이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책 읽고 바로 전공서적을 읽으니 마음이 바로 얼어붙었다.
모두들 자기 전에 읽기를... 가볍게 읽기 좋다. 나만 지금 읽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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