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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문학

살인자의 기억법

by 독서왕뼝아리 2022. 11. 29.

독서기간_2022년 11월 26일 ~ 2022년 11월 28일

저자_김영하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린, 연쇄 살인범 '김병수'와 그의 딸 '은희', 그리고 '은희'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박주태'. '김병수'는 '박주태'가 연쇄 살인범이라 굳게 믿고 그에게서 '은희'를 지키려 한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간 살인 사건들(당시엔 연쇄 살인이란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의 진범을 찾고 싶어하는 '안형사' 또한 등장한다.

 

엄청난 흡입력을 가진 책이다.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몰두하여 읽었다. 화자가 짧게 메모한 식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모른다. 다음 장을 펼치면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믿을 수 없는 화자'의 이야기는 읽고 있는 나까지 혼란을 느끼게 한다. 사실 전부 다 거짓말 아닐까? 연쇄 살인범이란 것도 치매 환자의 망상 아닐까? 이 내용은 거짓 아닐까? '박주태'는 연쇄 살인범이 맞는 건가? 그 내용의 진실은 책에서 직접 읽어 보길 권한다.

 

할머니의 치매를 겪어본 사람으로서 치매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보다 망상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더 많이 힘들어 하셨다. 다른 여자랑 바람을 핀다는 둥 장롱 안에 외부인이 들어있다는 둥... 읽으면서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나는 '김병수'의 메모를 망상의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며 하나부터 열까지 의심하며 읽었다. 결말이 나오고 작품론이 있다. 이 책을 두 번 읽었을 때 비로소 완독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도 봤다. 결말을 알고 봐도 재미있다. 책 대사 그대로 영화 대사로 사용된 것들이 많았다. 김영하 작가는 천재다...

 

 

(142쪽)

수치심과 죄책감: 수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이다. 죄책감은 기준이 타인에게, 자기 바깥에 있다. 죄책감은 있으나 수치는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타인의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나는 수치는 느끼지만 죄책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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